쌀 베이킹을 배워보자
쌀 디저트를 배우기 위해 이모에게 연락을 드렸다. 아쉽게도 이모는 공모전 준비로 너무 바쁘셨다.
뭐라도 썰어야 하기에 클래스를 찾아보았다. 바로 진지하게 시작했다가 쌀 베이킹 자체가 안 맞으면 어떡하지싶어서 일단 원데이 클래스로 찾아보았다.
쌀 베이킹 클래스 선정 기준
1. 너무 올드한 느낌이 아닐 것
2. 동구나 중구
3. 원데이 클래스 후 자격증 취득반까지 할 수 있을만한 커리큘럼이 있는 곳
솜씨당 어플에 대구는 아직 많이 없었다. 결국 인스타그램을 뒤지며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보았다.
#대구쌀베이킹 #쌀베이킹 #대구찰빵 ... 해시태그 열심히 바꾸면서 찾았다.
왜 때문인지 동구는 거의 없고 달서구에 많았다. 대구 인구 통계 찾아보니 달서구 인구가 제일 많던데 그래서 그런가...
달서구에 있는 제제라이스 블로그를 보니 종류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케이크가 너무 맛있어보였다.
https://m.blog.naver.com/happydays06/222808038411
쌀로 휘낭시에, 다쿠아즈, 마들렌 심지어 케이크까지 못 만드는게 없다니. 쌀가루로 예쁜 비주얼, 한계 없는 레시피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열정이샘이솟아리오레이비
제제라이스에 당장 원데이클래스 문의를 했다. 제일 기본인 것 같은 찰빵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했다.
쌀 베이킹아 기다려라 내가 이 분야의 메기가 될테다!
두근두근 첫 원데이 클래스
대구 1년 살면서 처음으로 지하철 타고 월촌역을 갔다. 대구 끝에서 끝으로 가기...
그리고 처음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근 1년만에 처음 본 사람과 2~3시간 둘이서만 있으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위기 어색한걸 눈치 보고 뭐라고 해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ISFJ로서 무슨 얘기는 했지만 기억은 잘 안난다.
원데이클레스에서 배우게 된 찰빵 4종!
꿀찰빵, 크럼블찰빵, 오징어먹물치즈찰빵, 오레오찰빵
2종류는 선생님의 시연을 보고 2종류는 직접 해보았다. 사용하시는 재료, 재료의 구매처, 가격, 용량, 분량 다 세세하게 가르쳐 주셨다.
1:1 수업이라 눈치 안 보고 질문하고 도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찰빵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찰빵 종류마다 매력이 달랐다.
꿀찰빵과 오징어먹물 찰빵은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맛, 오레오는 아이들에게 인기 많을 비쥬얼과 재료, 소보로 찰빵은 누구든 좋아할만한 비쥬얼과 맛이었다. 뭐든 어렵고 손이 많이 갈 수록 맛있는건 국룰이다. 소보로 찰빵이 손은 제일 많이 갔지만 제일 맛있었다.
클래스 비용에 재료비 포함이라 만든 건 다 내꺼인데 당연한거였지만 그 생각을 못했다. 갖나온 찰빵 먹어보고 싶었는데 내꺼라는 인지를 못해서 못 먹어보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먹어봐도 되는지 여쭤봤다. "선생님이 만드신거니 다 선생님꺼예요! 사진 찍고 다 챙겨드릴게요!"라는 선생님 말씀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 드렸다.
3시간 동안 열심히 만든 찰빵 한그이!
이고지고 집가는 길에 두세개 더 꺼내 먹었다. 이거 괜찮은데... 상품성이 있는데 예쁘고 맛있네. 나 이거 해야겠다!
확신하게 되었다.
쌀베이킹 자격증반을 시작하다
원데이클래스 후 이거다 싶어서 얼른 상세페이지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웬걸 상세페이지 끝나자 로컬크리에이터 육성과정에 합격했다.
수업 시작 전까지 2주뿐이 시간이 없어서 주 4회 수업을 2주만에 끝내야했다.
기초반과 자격증반이 있었는데 자격증반 메뉴가 관심있는 레시피가 많았다. 자격증도 딸겸 자격증반으로 제대로 배워야지싶어서 자격증반으로 문의드렸다.
이때 생각지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기초반은 바로 자격증이 나오는데 자격증반은 강사자격증반이라 기초반 수강 후 클래스2를 수강하고 본원에서 클래스3도 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기초반~클래스3까지 수강 후 시험도 쳐야 자격증이 나오는 과정이다.
나에겐 2주뿐이 시간이 없는데...! 자격증반 레시피 배우고 싶은데!!!!! 근데 강사는 생각이 없다...
결국 고민끝에 기초반을 수강했다. 기존 기초반 과정에 찰빵이 있는데 난 이미 수강했으니 쌀다쿠아즈로 변경을 했다.
그렇게 나는 총 7가지 레시피를 배우게 되었다.
쌀다쿠아즈 4종, 쌀 티그레 2종, 바싹한입쌀쿠키 3종, 쌀 마들렌 4종, 쌀레몬케이크&마론케이크, 쌀갈레트브루통, 레밍턴쌀케이크
오랜만에 뭔가 배우는게 기대되고 즐겁다!
배울때까지는 자신감이 넘쳤다...
1주차에 다쿠아즈를 배운 나는 그 이후로 자신감이 넘쳤다. 뭐든 다쿠아즈보단 쉬울거야 싶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다쿠아즈만큼 손이 많이 가는 건 없었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기고 쌀베이킹에 흥미도 상당이 올라갔다.
내가 직접 만들고 그 결과물을 무거워도 뿌듯한 마음으로 영차영차 들고 가서 냉동실에 채워넣는 재미도 있었다. 너무 많이 차다보니 항상 누군가 오거나 보러 가면 내가 만든 작품(?)들을 선보이며 선물했다.
검증된 레시피로, 옆에서 1:1 코칭으로 만들었으니 맛있을 수 밖에 없으니 자신감이 또 올라갔다.
그 자신감은 운전까지 이어져 수업 전날 오빠랑 달서구까지 운전해서 갔다가 눈물콧물 뺐지만 결국 운전 해서 수업을 가기도 했다.
결국 2주만에 빠르게 자신감 가득 찬 채로 기초반 자격증을 취득했다.
혼자 한다면…?
자격증 취득 후 내가 하려고 하는 다이어트 디저트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용이니 싸고 빠르게 살 수 있는 쿠팡을 활용해서 재료를 사고 저렴한 틀을 구매했다.
연구를 시작하고 꽉 찼던 자신감은 닳기 시작했다.
설탕대신 대체당을 사용했을 때 문제점
1. 단맛 조절이 힘들었다.
스테비아가 설탕보다 덜 달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설탕양과 똑같이 했는데 너무 달아서 썼다. 대체당마다 다른건지 내가 사용하는 스테비아에는 설탕보다 2배 달다고 포장지에 적혀있었다. 그래서 대체당을 기존 설탕레시피보다 2/3 정도 줄였다.
2. 대체당을 사용하니 맛이나 부풀어 오름은 큰 차이 안나지만 색감이 잘 나지 않았다.
커피도 다른걸 쓰긴 했지만 기존 레시피는 진한 커피색의 찰빵이었는데 내가 만든건 회갈색에 가까웠다. 다른 레시피도 대체당을 쓰니 색감이 연하게 나온다.
3. 반중 농도 조절이 어렵다.
설탕은 굵기가 있는편인데 스테비아는 입자가 엄청 곱다. 그래서인지 반죽 농도 조절이 어려웠다. 기존 용량 그대로 하니 반죽이 너무 뻑뻑해서 결국 반죽에 물을 추가했다.
다른 재료 사용해보기
아직까지는 재료를 사는데 한계가 있어서 집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그래서 기존 레시피와는 다른 재료를 사용하다보니 양조절과 맛을 내기가 어렵다.
장점은 내가 써보고싶은 재료를 맘껏 쓸 수 있다. 요리를 할 때에도 재료를 많이 쓰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나도 어글리베이커리처럼 혜자 컨셉으로 가야하나…?(예견)
제과 말고 제빵
다이어트 할 때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디저트와 다이어트 할 때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빵을 함께 하고 싶다.
제빵도 배우고 싶은데 역시나 대구에는 잘 없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냐 유튜브에서 다 배울 수 있다.
유튜브로 쌀베이글을 찾아보니 어렵지 않았다. 있는 재료로 다 할 수 있었다.(이스트만 추가로 샀다)
제과 연구로 미루다가 남편 밴딩을 위해 묵혀뒀던 쌀베이글 레시피를 꺼내 만들어 보았다.
웬걸 제빵 너무 재밌잖아!
제과와 다른 매력이 있다.
제과는 완성되었을때의 비주얼에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제빵은 만드는 과정 중에 기대와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발효하고 열어보았을 때 아기 엉덩이같이 부들부들 퐁실퐁실한 반죽이 너무 귀여웠다. 이 반죽이 오븐에 구워질때 부풀어 오르는 것도 너무 설렜다. 완성 되었을 때 비주얼은 흔하지만 뜨끈한 빵을 바로 뜯어서 맛보는 기분은 새로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쌀 제과부터 배우다보니 재료의 역할과 특성을 모른다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설탕을 사용하는 이유, 발효를 해야하는 이유, 포마드 버터와 딱딱한 버터의 차이 등 지식이 없으니 활용하기도 어렵다.
요즘에는 제빵을 배워볼까 고민 중이다. 기초를 알아야 활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나의 다음 한 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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