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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Appetizer

창업하기로 마음 먹은지 3개월만에 취업한 이유

by zoost 2024. 9. 16.
막막한 내 앞 길


창업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요?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지.

어딜 가나 임대, 개점, 임대, 임대, 개점
인스타그램에는 신상 카페, 식당이 우르르 쏟아져서 창업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건 줄 알았지…

어렵게 준비해야 실전에서 강할까…?
그러기엔 이번 과정에서 ‘난 창업이 안 맞는 게 아닐까?’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고객검증 훈련 플카에 다과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힘든 과정이 될 테니까, 수업도 어려울 테니까 당 충전 그때그때 하세요’라는 의미인 줄 깨닫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고객 인터뷰를 해야 한다. 직접, 실전으로, 비지인을, 최소 10건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머리가 아팠다. 대구 와서 아는 시람도 없고 1년 동안 5마디 이상 해 본 사람이라곤 제제라이스 쌀 베이킹 선생님, 여기서 친해진 대표님 한 두 분뿐인데…

막막함과 걱정을 안고 훈련은 시작되었다. 고객을 세분화하고 그 고객들의 가치를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네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가설이 틀렸으면 ‘기각’. 기각된 가설이 많으면 내 아이템 타기팅은 실패한 거다. 그럼 빠르게 창업을 접던 아이템을 바꿔야 한다. 

다들 이런 거 하고 창업하셨어요…? 그럼 창업 못 할 것 같은데 대표님들은 다 대단한 사람들이었네

 
과정 초반에 스쳐 지나간 비즈니스 모델 컨버스부터 작성했다. 

고객 세분화. 말 그대로 ‘세분화’ 해야 한다. ‘다이어터’라고 하면 안 된다. ‘체중 감량을 위해 식단 조절을 하는 2030 남녀’라고 구체화해야 한다. 

그래 나 행정학도다. 조사 방법론 배웠다 이 말이야. 가설 세워봤다 이 말이야!!

는 22년 전… 가설 세우느라 머리 터질뻔했다. 가설 세우면 그에 맞는 질문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런 건 100번이고 할 수 있다. 누군가 인터뷰만 대신해준다면… 나에겐 인터뷰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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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취업?

요즘 수업에서 대표님들 만나면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대표님들과 한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나 창업이 안 맞는 게 아닐까? 취업해야 하나?’

취업할랍니다

알바 취업.

창업할 용기도 없고 취업 준비할 체력도 없는 요즘이다. 제일 없는 건 돈이다.

올해 말에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 디즈니월드 가야 하는데, LL 사서 가야 하는데 돈이 없다. 알바를 해야겠다 싶어 알바천국을 매일 들어갔다. 근데 아직 와닿지 않아서인지 좋은 조건만 보고 있었다.

이런 날 세상이 현실로 밀어 넣는다. 남편 차 문짝 전봇대에 긁어먹었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수리비 46만 원이 나왔다. 남편이 빨리 알바하라 한다.

집 코앞에 신규 오픈하는 옛날통닭집에 알바를 뽑길래 지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돈에 눈이 멀었다. 17시부터 새벽 1시까지에 시급 만원이다. ‘많이 일하면 많이 버니까!’
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합격했다.

막상 출근할 생각 하니까 좀 너무 싫다^_^
수업 마치고 집에서 좀 쉬다가 바로 출근이다. 진짜 취직한 거 같은 게 8시간 근무다.


취직해야 하는 이유

30대에 아르바이트하려니 온몸이 아프다. 7시간 서있었다가 발목 무릎 허리 다 아프다. 잠도 안 깨서 하루종일 커피 달고 산다. 23시만 돼도 잠이 온다. 이래서 어른들이 취직해야 한다고 하는 거구나…

다행인 건 아르바이트하면 몸만 힘들지 정신적으로는 아주 평안하다. 인터뷰를 제외하곤 내 멘털을 흔드는 건 아무것도 없다. 웬만한 진상 손님보다 더 힘든 상대를 2년 동안 모시면서 멘털 강화는 제대로 됐다.

몸도 하다 보면 적응하겠지 뭐…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1,2차 인터뷰 후 고객검증 대면 수업
이날 대표님들 피곤에 전 얼굴에 대부분 커피를 들고 왔다. 다들 똑같구나 나만 힘든 거 아니구나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다


발표하는 줄도 모르고 90s 힙스터처럼 입고 왔는데 부끄러워서 심장이 더 떨렸다. 내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피드백 시간, 피드백 듣고 머리도 요동쳤다. 내가 선택한 방향이 흔들리는 피드백이었다…

이젠 머리가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다. 완전 OFF
그래서 정줄 놓고 저녁에 교수님께 카톡을 했다.
“이왕 멘토링해주신 거 더 해주십시오!”
막 가 막 가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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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창업하면 아무 방어막 없이 사냥터로 내몰릴 lv.1 초보

이 과정을 통해 lv.10 창업가로 1차 전직해서 시작하는 거다. 인터뷰는 빨간 달팽이 잡는 정도의 어려움이겠지? 창업 후에는 골렘도, 발록도 마주하겠지

함께하는 대표님들과 아이템 교환도 하고 파티도 맺으며 레벨업 중이다. 딸피가 되어도 아직은 힐 해주는 NPC들이 있다.

출처: 유튜브 ‘아잉델라이데’ 채널



자신의 영업장에서 공간을 빌려주고 인터뷰할 사람도 모아 주신 분, 좌절하고 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주신 분, 좋은 아이디어와 정보가 있으면 먼저 말해주는 분, 힘든 상황을 함께하고 공감해 주는 분 모두들 덕분에 이겨내고 있다.

이미 주사위 잘못 굴린 캐릭터지만 잘 키워서 육각형 창업가가 되야겠다. 그래야 쩔해준 모든 분들께 갚을 수 있을 테니까!

대구 하트몽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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