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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Reading&Thinking

독서와 글쓰기 쉽게 보면 안되는 이유

by zoost 2024. 1. 31.

[글쓰기 챌린지 day30] 오늘의 생각: 뇌가 '의식'을 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 그리고 번아웃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남는 건 없고, 삶이 더 비참하다고 느낀다.

요즘 세대를 N포세대라고 한다.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했다 해서 삼포세대라고 했는데 점점 더 포기할 것이 많아진 것이다. 

 

대학 조교를 하면서 근로 학생들한테도 자주 한 이야기가 있다. “너네 진짜 열심히 한다… 나 대학 다닐 때는 안 그랬는데…” 나는 대학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하고 대외활동 한 두 개만 해도 열심히 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 학교 근로, 아르바이트, 자원봉사, 대외활동, 동아리, 학생자치활동, 친목… 심지어 방학에는 체험형 인턴, 창업을 한 학생도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학생들은 확신이 없었다. 무엇을 위해, 어떤 미래를 살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지 모르는 채로 뒤처지지 않게 뭐든 열심히 하는 것이다. 안쓰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열심히 안 살아서 이렇게 사는 나보다 무조건 잘 살 거다, 지금의 경험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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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려는 이야기에서 조금 샜다.

 

그 후 나는 대학 조교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백수다. 올해부터 1일 1 글쓰기를 실천 중이다. 

 

그저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누군가 시킨 것도 아니고, 집에서 하루종일 책 읽고 글 쓰기만 하면서 난 왜 힘들지? 싶었다. 어떻게든 하려고 앉았는데 금방 집중도가 떨어졌다. 계속 잠이 왔다. 그래도 글은 써야 한다는 강박감에 글은 어찌어찌 썼다. 

 

2024.01.28 - [on the Road/Reading&Thinking] - 코카콜라가 펩시를 이긴 이유는 '뇌'에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펩시를 이긴 이유는 '뇌'에 있습니다

[글쓰기 챌린지 day28] 들어가는 말과 그 감상 미끼는 낚시꾼의 입맛이 아니라 물고기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 코카콜라를 좋아하시나요? 펩시를 좋아하시나요? (제로는 펩시라임이지) 뇌 실험을 한

justastyroad.tistory.com

이 글이다. 얼마나 뇌가 안 돌아갔는지 글만 봐도 티가 난다. 내 생각이 없는 글이다. 여기저기서 참고하고 퍼온 글을 짜깁기했다.

 

글을 다 쓰고 나니 오늘 할 일 다 했다는 생각에 급격히 풀렸다. 책을 가지고 안방에 가서 3페이지를 읽었다. 그리고 계속 폰을 봤다. 자기 전에는 폰 안 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어겼다. 계속 폰만 보다가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무기력증이 계속되었다. 어제 하루를 날렸다는 후회와 죄책감을 느꼈다. 자기 전까지 본 숏폼이 뇌 활성화가 방해 됐는지 멍한 상태였다. 그래서 5시에 일어나서 일기 대충 쓰고, 한 시간 책 읽고 다시 잤다.

 

(왼) 의욕 넘쳤을 때 (오) 무기력할 때 글씨체 차이

 

오빠가 퇴근하고 와서 멱살 캐리를 해줬다. 다행히 어제 오전부터는 정신 차리고 살아졌다. 사이클을 타면서 알고리즘에 뜬 드로우엔드류 영상을 그냥 제목도 안 보고 클릭했다..(모동숲 하면서… 사이클+유튜브+모동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이자 <자존감 수업> 저자인 윤홍균 원장님이 나왔다.(신간 <마음 지구력> 출간하셔서 홍보차 나오신 듯) ‘그래 쟤는 열심히 사니까,,, 이것저것 많이 하니까 번아웃 올만하지’하고 공감을 하지 못했다. 드로우 앤드류는 “이 날은 비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라고 정하는 날이 있다고 한다. 전날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는 것을 이 말을 듣고 깨달았다. 사실은 이게 다였다. 이때는 큰 깨달음이나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를 읽고 ‘아… 나에게도 비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고 정하는 날이 있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https://youtu.be/xod0RaGwIxU?si=gKwRIN_Rlr_NDuY2


 

뇌는 우리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에 불과하다. 우리가 집중하거나 의식적으로 심사숙고할 때는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때 뇌는 에너지의 20%를 소비한다! 우리 몸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고 작업하는 같은 양의 근육 덩어리보다 22배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독서나 글쓰기가 헬스를 하는 것보다 22배는 더 힘든 일이다. 근데 나는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헬스도 하니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겠는가!

 

심지어 우리의 뇌는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절약해야 절약한 에너지를 후세에 공급할 수 있다. 그 힘을 비축해 두면 필요할 때 안전한 곳을 찾아 머물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냥을 좀 더 미룰 수 있었다. 

 

요즘 ‘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독서랑 글쓰기만 한다. 남들은 일하면서도 시간 쪼개서 하는데… 남들보다 더 열심히, 많이 독서하고 글 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더 해야지 백수가… 그럼에도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런 생각 때문에 매일 쉬는 날 없이 똑같이 살았다. 책 읽고, 운동하고, 글 쓰고, 집안일하고… 주말 없이 매일 반복이었다. 이런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는 그저께 번아웃이 온 것이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과부하 된 뇌가 ‘나 아무런 의식 안 할 거야’ 선언하고 스위치를 꺼버린 것이다. 근데도 남은 의식, 에너지를 끌어다가 글을 쓰고 책을 몇 페이지라도 발악을 하니 다음날까지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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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참 무섭다. 오늘은 주언규의 ‘직원 하나 없이 월 1억 벌었던 루틴 공개, 이렇게 하루를 채우면 매일이 가뿐해집니다’ 영상이 알고리즘에 떴다. 홀린 듯 클릭했다. 

 

오빠와 나의 하루에서 제일 쓸모없이 ‘의식’을 쓰는 순간이 있다. ‘언제 일어날지’, ‘언제 운동 갈지’, ‘언제 단어 공부 할지’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그때의 컨디션, 기분에 가장 많이 바뀌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이건 확실하게 시간을 정하자, 이땐 꼭 하자 해도 계속 바뀌고 계속 미뤘다. 

 

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주언규의 루틴을 해볼까 한다. 

 

1. 자신의 상태 체크 

2. 업무 간 상호연관성 

3. 장기적 시간 절약 행위에 가점 

4. 블록화(패턴화) 

5. 실현가능성 파악 

 

https://youtu.be/GVfrcG0J4xc?si=JegmrtpwRAhajvVP

 

나는 일을 안 하니까 2번과 아직 내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니 3번은 빼면 된다. 미라클모닝이 우리의 바이오리듬과 안 맞다는 판단을 했다. 졸고, 다시 자서 오히려 시간 낭비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7시에 기상으로 바꿨다. 이렇게 일주일 동안 우리의 상태를 체크해 보고 블록화를 해보려고 한다. 

 

 

훗날 블록화한 루틴표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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