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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Reading&Thinking

자청 조승연도 독서 ‘이렇게’ 했다.

by zoost 2024. 1. 18.

[글쓰기 챌린지 Day17] 내가 다시 독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

출처: https://media.giphy.com/media/34ZNcoaN5u4hi/giphy.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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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독서란 숙제였다. 

 

어렸을 때 언니랑 공부방을 같이 썼다. 세 벽면은 눈에 좋다는(?) 초록색 벽지가 발라져있었고 한쪽은 덩굴식물이 그려져있는 포인트 벽지였다. 그 벽면의 반은 책이 덮고 있었다. 항상 책이 가까이 있는 환경이었다. 그 영향으로 초등학생 때 다독상을 여러 번 받았다. 책을 많이 읽고 독후감도 열심히 썼다. 책 읽는 걸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다. 책이 가까이 있었고, 다독상을 받고 싶어서 대충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정확하게는 다독상의 부상으로 주는 도서상품권을 위해서였다. 도서상품권을 받을 때마다 메이플스토리 공략집을 샀다. 앞쪽의 공략 내용은 그림만 보고 제일 뒤 페이지부터 보았다. 맨 뒤 페이지에 포인트 교환 시리얼 번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 고학년 때는 논술 과외를 받았다. 동네 친구들 3~4명을 모아 집을 돌아가며 과외를 받았다. 숙제는 매주 책 한 권 읽고 원고지에 독후감 쓰기였다. 수업은 독후감 첨삭, 읽은 책 내용에 대한 토론, 관련 영화 감상 등으로 이루어졌다.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 보고 글쓰기의 기초를 다졌던 게 이때였지 않을까. 중학생 때는 속독학원을 다녔다. 뭘 배웠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목표는 책을 제대로 읽는 게 아니었다. 사진을 찍듯이 눈으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찍는 것이었다. 단순히 보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눈에 전체 내용을 파악해야 했다. 책 한 권 읽는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 숙제였다. 

 

그 후 한동안 입시로 책은 손 놓았다. 20살이 되어 들뜬 마음으로 첫 대학 수업에 들어갔다. 웬걸 교수님이 <정의란 무엇인가>를 원서로 읽고 PPT 발표하는 것을 과제로 내주셨다. 내용은 이해도 안 되는데 결말도 애매했다. 그때 '역시 책은 재미없어 노는 게 제일 좋아’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그렇게 약 10년 동안 1년에 책 한 권 읽으면 많이 읽었네 싶을 정도로 책을 안 읽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 읽고 싶은 책 보다 누군가 정해준 책을 읽었다. 20대가 되어서도 독서는 숙제로 느껴졌다. 엄마는 20대가 된 딸한테 책 1권 읽을 때마다 만 원씩 준다고 했다. 그럼에도 읽지 않았다. 나의 흥미와 재미는 책 속 세상 보다 바깥세상에 넘쳐 났다. 나는 책을 충분히 많이 읽었고 더 이상 책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계기는 별거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걸 따라 하고 싶어서였다.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대화를 하면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두 번째 계기는 그 사람이 추천해 준 자청의 <역행자>다. 어릴 적 나에게 가장 지루한 책은 위인전이었다. ‘내가 왜 남의 인생을 책으로 읽으면서까지 알아야 하지?’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 계발서도 선호하지 않았다. 자기가 잘 났고 자기처럼 하면 된다고 다 똑같은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역행자>를 읽고 나의 자의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게 몇 대 맞은 것 같았다. ’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지루하다 하면서 실천해 본 적이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행자>에 나온 추천도서를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22전략을 해보려 블로그를 꾸몄다. 매일 쓰진 않았지만 블로그에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 후로 나는 일을 그만두고, 그 사람과 결혼했다. 그리고 이젠 매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어느덧 글쓰기 챌린지도 17일 차다. 올해 벌써 3권의 책을 읽었고, 인생 책이라는 것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주제에 스스로가 우스우면서도 뿌듯하다. 더 잘 읽고 싶고 더 많이 읽고 싶다. 글도 더 잘 쓰고 싶다. 독서와 글쓰기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법을 찾아본다. 다른 사람들은 글을 어떻게 쓰는지 블로그를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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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 시절을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독서 습관을 잘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 독서 습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책을 좋아서 읽은 것이 아니라 숙제로, 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읽었던 것이다. 

아이에게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첫 번째다. 억지로 읽게 하는 것보다 책 자체를 익숙하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이 금세 익숙해진 것은 항상 몸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에게 항상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성장한다. 우리부터가 책을 가까이해야 아이도 가까이하게 된다. 

 

https://youtu.be/T4Cm4KS9kWw?si=wB-DE-WyQWOLwR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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